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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이야기, 15. 특전사 천리행군,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내륙전술종합훈련, 천리행군- 3편

지구별 여행기 - 검은양 이야기(ROK SF)

by blacksheep 2020. 2. 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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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발바닥을 살펴보았다

 

첫날을 시멘트길로 빡세게 걸었더니 결국 살짝 물집이 잡혔네?

 

끙...

 

십자수 해야지뭐

 

(이 물집이 천리행군동안 유일한 물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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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대충하고나서 다시 출발준비를 해본다

 

오늘부터는 중대행군이라 그래도 좀 여유가 있다

 

어차피 중대단위로 움직이니깐 길뚧기도 편하고

 

(이때 길을 잘 뚧어야 길이 1cm 라도 줄어든다)

 

이제 이틀간은 중대행군으로 계속 간다

 

 

1일차부터 종료때까지 기념사진을 찍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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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단위로 출발을 시작하니 드디어 조용히 다니기 시작한다

 

우리팀밖에 없기도 하고 산길을 하나라도 덜 타기위한 지도와의 싸움

 

걸어다니면서 지도를 보고 GPS를 확인하고 계속 이길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을 해본다

 

선임관과 내가 계속 걸어다니면서 지도를 보고 쭈욱..

 

(이산이 아닌가벼 나오면 큰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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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단위 행군의 또다른 좋은점

 

뭘해도 중대가 안걸리면 장땡

 

쉬는시간 조절도 장땡

 

(그래서 우리는 이때부터 후드가 달린 트럭들을 유심히 처다본다

 

언놈의 팀들이 '점프' 뛰는지 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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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차 부터는 그놈의 덕유산을 넘어가기 시작한다

 

몇번을 넘어가봤지만 그래도 처다보기도 싫은 덕유산

 

어우.. 우리나라 산들은 왜 다 돌산이야..

 

그냥산타면 또 모르겠는데 군장까지 메고 총에 장구류에

 

어이구 내 무릎, 내다리야, 내어깨야

 

물론 모든 행동은 야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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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야간에 산을 타다보면

 

보통 네발로 걸어다닌다 ㅋㅋㅋ

 

휴식시간은 지도정치할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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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지도정치좀 길게해라'

 

'좀 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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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낮에가는 덕유산 향적봉

 

우리는 항상 저녁에가는 봉우리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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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경우에는 집결지가 시설이 좋은경우도 있다

 

이런경우에는 땅이 평평해서 자리잡기도 좋고

 

밥먹는것도 조금은 편해진다

 

물론.. 여전히 춥고 불편한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곳은 계곡이 있어서 씻기 참 좋다

 

여름에도 추운 계곡인데 가을에는 음..

 

매우 시원하다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그 느낌

 

'꺄아아앍ㄱ!!!!'

 

'아!!!!! 시원해!!!! ㅅㅂ!!!!

 

그렇게 들어갔다 나오면 잠시동안은 아픈곳이 사라진다

 

ㅋㅋㅋㅋㅋㅋ

 

출발전까지는 몸이 멀쩡해지는 신기한 마법

 

물론 출발하면 아이고 삭신이야 다리야 어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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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간중간 휴식할땐 그냥 배낭채로 주저앉는다

 

벗는것도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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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걷다보면 점점 남은 거리가 줄어드는게 보인다

 

천리행군은 원래 거리 줄어드는거 보면서 가는거지뭐

 

점점 짧아질수록 집에 가까워진다

 

그러다가 이제 마지막 100km가 남으면 하루 대휴식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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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나마 그동안 걸어다니면서 맛이간 몸을 추스리는 기간

 

뭐.. 몸이 정상으로 오진 않겠지만 그래도 마지막 100km 무박행군은 가야지

 

그거 가야지 집에가지

 

마지막 100km 은 무박, 즉 집결지 없이 부대까지 쭈욱 가게 된다

 

안자고 100km 그대로 다이렉트로 간다는 소리

 

마지막 100km 를 하게되면 이제 슬슬 잠에취해서 자면서 걷는인원들도 보인다

 

부대가 가까워질수록 도로를 걸어다니는 일이 많아지기 시작하는데

 

지그재그로 걷는 인원

 

눈감고 가는 인원

 

도로 한가운대로 이동하는 인원

 

별놈들 다 나와서..

 

그놈들 다 안전하게 끌고가다보면 

 

본인은 안졸리던데 ㅋㅋㅋㅋ

 

아.. 언제 집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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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길은 끝이 안나

 

바대에 가까워지니 자주 훈련하던 길들도 보이니 더 시간이 인가는 것 같은 느낌

 

아는길은.. 눈감고 가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졸린거 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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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하면 그대로 기절하는 인원들도 있음

 

'야야 일어나, 다시가야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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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걷아보면 드디어 도착한다

 

천리행군의 마지막인 부대로

 

드디어 끝난것이다

 

아.. 이 빌어먹을 천리행군

 

끝났다~!!!!

 

이 천리행군을 끝으로 나는 전역전 큰 훈련이 이제 없게 되었었다

 

천리행군을 할때마다 느끼지만 매번 자기와의 싸움이지만

 

결국 다 가게 되더라

 

단지.. 굳이 하고싶지는 않은 훈련이랄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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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천리행군때 집결지에 가면 모닥불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

 

워낙 땀을 많이 흘려서 몸이 푹 젖어있기도 하고 그대로 쉬다보면 저체온증이 오기 쉽기때문에

 

몸을 말리고 데우기위해 모닥불들을 많이 피워놓는데

 

본인은 이 모닥불 앞에서 집결지에서 주는 국밥을 먹는걸 참 좋아했다

 

집결지에서 먹는 그 국밥이란.. 크으..

 

아직도 난 천리행군때 먹은 국밥만큼 맛있는 국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천리행군의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너무 많기도하고 당사자들이 아니면 느끼기 힘든 일들도 참많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지만

 

훈련이 끝나고 나면 다 즐거운 추억이였다

 

'끝나고 나면' 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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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걸어다니고 뛰어다니고 가끔은 네발로 기어다니기도하고

 

굴러도 다녀보고 절벽에서 미끌어져도 보고 

 

떨어져도 보고(희한하게 떨어져도 안다쳐요..)

 

산길도 다녀보고 돌길도 다녀보고 동물길도다녀보고

 

대한민국에 정글같은곳도 있다는걸 알게되고 사막같은곳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었다

 

텐트를 치고 자기도 하고 침낭만 펴고 자기도하고 

 

낚옆만 덮고 자본적도 있고 주택 뒤나 쓰레기더미 뒤에서 신문지만 덮고 자본적도 있다

 

지금도 일이 있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닐때마다 

 

'어? 어디서 많이 봤던곳인데?' 

 

생각해보면 '아 그때 훈련할때 걸어왔던 곳이구나' 하는곳들이 너무나도 많다

 

모든 훈련들이 힘들지만..

 

본인이 한 훈련들이 가장힘들것이다

 

그러니 모든 군필자분들, 자기의 훈련에 자부심을 같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천리행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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