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기 - 검은양 이야기(ROK SF)

특전사 이야기, [마지막으로 쓰는 이야기]안녕, 검은베레(19.2.28)

blacksheep 2020. 2. 15. 09:07
728x90
반응형

안녕, 검은베레(19.2.28)

 

드디어 그날이 왔다

 

13년만에 그날이

 

정말로 민간인으로 돌아가는 날이

 

사실 믿기지 않았었지만

 

혹은 믿고싶지 않았었지만

 

결국에는 시간은 흐르게 되어있고

 

결국에는 그날이 왔다

 

.

.

.

 

아침일찍 전역신고를 하고 마지막으로 부대원들을 보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그렇게 웃으며 가자고 다짐을 했는데도 

 

울컥거리는게 쉽지가 않다

 

결국 내가 무슨말을 했는지도 모르고 말도 짧게 해버렸고

 

다시생각해보면 아쉬운 순간

 

.

.

.

 

장교로서 흔치않게 한곳에서 이렇게 오래있었던 적이 별로 없기에

 

나도 부대원들도 서로 아쉬웠다

 

사무치게 아쉬웠다

 

.

.

.

 

9년간의 특전사생활과 4번의 파병

 

특전사생활 거의 대부분을 작전팀에서 팀원들과 함께 지냈던

 

나로선 축복받은 행복

 

(물론 그만큼 몸이 힘들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세계를 구경했고

 

많은 훈련과 위험했던 순간

 

그 모든 순간순간이 그리울것이다

 

.

.

.

 

아쉬운건 나는 전사가되기위해 노력했지만

 

끝까지 전사는 되지는 못했다

 

다만 전사가 되기위해 노력했을뿐

 

아쉽지만, 정말 아쉽지만, 잠시 쉬어야지

 

.

.

.

 

모든 인사와 신고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나서

 

괜찮을줄 알았는데

 

정복을 벗고, 군번줄을 내려놓고, 베레모를 벗어놓으니

 

이제야 정말로 실감이 된다

 

'진짜 마지막으로 입는 정복, 마지막으로 차는 군번줄이였구나'

 

나도모르게 눈물이 흐렀다

 

아...

 

나는 마지막까지 군인이 되고싶었는데..

 

나는 마지막까지 전사가 되고싶었는데..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도 애써 참았던 눈물이

 

이제야 흐른다

 

진짜 마지막이구나

 

그래도

 

그래도

 

즐거웠어

 

안녕, 검은베레

 

안녕 나의 20, 30대의 시절

 

정말로 안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