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이야기, 17. 강하에 대한 단상들 - 2편 강하에 대한 추억
특전사 요원들은 특수전교육단(현 특수전학교)에서 자격강하를 하고 나게되면
그제서야 특전사에서 활동할 수 있는 가장 기초중의 기초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이후 특수전교육을 이수받게 되어있고 특수전 과정을 마치고 나서야
자대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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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의 경우는 대대의 사정에 따라 특수전교육은 시기를 늦추어 받는 경우도 있다
본인도 자대 가자마자 천리행군, 해상훈련을 마치고 특수전 교육을 받으러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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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대에서 생활을 하게되는 특전사의 '모든 인원' 들은 연 x 회의 강하를 실시해야한다
이것은 의무적으로 시행하는것으로 정해져 있고
기타 훈련스케줄과 일정에 따라 추가적으로 강하를 하기도 한다
물론 자대에서 생활하는 특전사 인원들은...
이 강하를 사실 꽤 귀찮아 하는 편이다
특전사가 기본적으로 교육사단과 마찬가지인 스케줄로 움직이다보니
꽤나 빡빡한 스케줄로 움직이게 되다보니 그와중에 무언가 갑자기 끼어들거나
다른 일정을 추가적으로 소화해야한다는게 생각보다..
계획을 짜는 입장들에 있다보면 매우 피곤한 경우이긴 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하라면 해야지
'작전관님 이번강하 언제 합니까?'
'x주차에 할꺼 같은데요?'
'에엑.. 그때 xx훈련이잖아요'
'자산이 그때밖에 없다고 해서요'
'아...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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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강하자체는 그렇게까지 귀찮지는 않... 귀찮구나 끙
아무튼 우리는 강하자체보다 사전에 실시하는
강하전 PLF를 저~~엉말로 귀찮아 했다
(사실 막상 PLF에 돌입하면 나름 열심히는 한다, 실제 본인 착지에 필요한 몸을 푸는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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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전 PLF란
밀리터리강하와 고공강하 전에 실시하는 지상훈련으로서
항공기 탑승절차부터 시작하여
강하전 수신호
항공기내 수신호
항공기 이탈 및 자세
이탈후 자세유지 및 낙하산 조종
착지자세 및 착지
에대한 일련의 과정을 지상에서 실시하는 훈련이 된다
그 유명한 막타워가 바로 여기서 나오게 된다
지상 11m 위에 설치된 막타워(공수모형탑) 에서 뛰어내리면서
항공기 이탈자세및 공중동작에 대한 연습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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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를 하는 모든 인원은 이런 강하전 PLF 를 실시하지 않으면 강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강하자들은 사전에 강하전 PLF를 실시하게 된다
이 강하전 PLF가 모형탑이 설치된 공수지상훈련장에서 '몸' 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상당히 귀찮게 생각하기는.. 하다..
그렇다고 안하려는건 아니지만 끙..
'아.. 일해야 되는데..'
(PLF를 하는 시간은 온전히 업무를 손댈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기때문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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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특수전교육단과의 차이가 있는데
특수전교육단은 모든 교육인원을 '꽉' 잡고 놔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
이유가 교육을 받는 과정이기도 하고 정확한 이론과 실습을 가르쳐야 하기때문에
FM을 가르치기 위해서 교육생을 '꽉' 조여준다고 해야할까나
하지만
자대에서는 이미 그런 기본교육을 받고 나온 교육생이 아닌 실무요원이고
이미 주변의 많은 인원들과 많은 강하횟수와 경험을 지닌 요원들이 즐비한 곳이다 보니때문에
나름의 틀 안에서 자유로운(?) 느낌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물론 초임간부들에게는 특교단이나 자대나 똑같이 긴장되긴 마찬가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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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너무 자유로워서 가끔 혼날때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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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PLF 까지 마치고 나게되면 실자산을 이용한 강하를 하게 된다
실자산은 고정익 항공기와 회전익 항공기로 나뉘어지게 되는데
고정익 항공기는 흔히 보이는 비행기, 즉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항공기들이 된다
(M/C-130, Cn-235, C-123 등등)
회전익 항공기는 헬기, 즉 로터가 회전되는 항공기들을 이야기 한다
(M/CH-47, M/UH-60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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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고정익 항공기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운용기지로 가게 된다
아무래도 활주로가 있는 곳에서 운용을 해야 하다보니 공군기지로 가게되고
모든 강하물품을 차량에 옮겨서 이동하여 그곳에서 다시 물품을 받아서 준비를 하게 된다
아무래도 타 부대다보니 조금 조심스럽게 활동하는 부분도 있고 주의를 해야하다보니
약간 부담(?) 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도 익숙해지면 그냥 내부대다 생각하고 돌아다닌다
다만 전투기와 수송기들이 수시로 움직이다보니 꽤 시끄러운 편이다
(그래서 익숙한 사람들은 귀마개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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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익 항공기의 경우에는 부대근처나 부대에 있는 헬기착륙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경우에는... 헬기착륙장까지 걸어가야된다
물론 낙하산을 제외한 모든 짐을 짊어지고
(낙하산은 낙정대에서 가져온다)
직접 타 부대로 안가도 되긴 하지만.. 날씨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는다
(툭하면 안와.. 못와.. 기름넣어야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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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를 하는 날이되면 보통 강하하기 전까진 식사를 잘 안한다
항공기를 타게되면 속이 뒤집히는 경우도 있고
항공기내의 열기로 인해서 파김치가 되는경우가 많기 때문에
속이 뒤집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리 잘 안먹게 된다
(그래서 항공기내에서는 구토용 봉투가 구비되어있다만...
막상 기내에 꽉찬 인원들과 장비로 인해 꺼내주거나 건내주는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 간단한 과일이나 간식 정도만 먹고 강하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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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보통 정기강하는 전술훈련과 연계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그럴때는 무조건 먹는다
강하를 하고나서 바로 이어서 침투를 해야되기때문에...
(통상 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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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장에 도착하게되면 미리 또는 함께 온 군장들과 낙하산들을 분출받게 된다
주낙하산과 보조낙하산, 그리고 낙하산낭, 오리라 불리우는 구명조끼(수상착지대비)
를 수령하고 나서 패스별로 정렬하여 장비를 정리하게 된다
그리고 강하시간이 다 되어가면 슬슬 장비를 착용하게 된다
산악복(강하복)을 입고 주낙하산과 예비낙하산을 결합하고 낙하산낭을 끼워넣고
총기를 결합하고 나면 우선 1단계 완료
2단계로 군장을 결속해야되는데 이건 최후의 최후까지 미루게 된다
군장을 결속하는 순간 우리는 그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게된다
가뜩이나 낙하산때문에 무거운데 군장까지 결속하면.. 무게가.. 어우..
(개인의 무게와 개인장구류, 총기, 낙하산, 군장 을 다하게되면 개인당 150~180kg은 나가게 된다)
그러기때문에 항공기에 탑승하기 직전에 결속을 하는 경우가 많거나
아예 결속을 미리 해버리고 안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이 나온다
준비가 끝나면 항공기에 탑승하게 된다
단독군장의 경우에는 설렁설렁 걸어가기가 편하지만
완전군장의 경우에는..
우리는 한마리 펭귄이 된다, 뒤뚱뒤뚱
이마에는 땀이 주르륵
군장을 들고 이동하기는 정말 힘들다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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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에 탑승할때도 항상 우리는 꽉꽉 오밀조밀하게 '채워지게'된다
최대한 많이 타야되니까..
강하할때 강하패스가 편하게 뛰어야 되니까..
그렇게 탑승을하면 기내근무자와 항공기 요원들의 체크를 하게되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 항공기가 이륙을 하게 된다
이륙하고나서 막상 강하지역까지 가는 시간은 00분에서 00분 사이정도?
새삼 항공기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는걸 느끼다보면 어느새 저 멀리에서
항공기의 문을 열게 된다
(우리는 항상 무임승차했다가 돈이 없어서 중간이 내쫒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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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패스의 경우는 바로앞에서 문여는 장면과 밖의 풍경이 보일테고
나머지 패스들은 어두컴컴한 항공기내에 갑자기 빛줄기가 들어온다고 해야할까나
입구가 밝게 보이게 되면
'아, 이제 금방 뛰어내리겠네'
하며 슬슬 정신을 차리고 강하준비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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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지역 6분전! 패스! 일어 섯!'
강하조장의 구령에 맞추어 준비를 하게되다보면 어느새 기체문에 바짝 서 있게 되고
'강하지역 1분전! 문에 서!'
(사실 구호는 자대에 가게되면 약간.. 상황에 맞춰 AM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램프의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뀌게 되면
앞사람이 뛰기시작하면서 강하자들도 덩달아 뛰기 시작한다
'그린라이트! 뛰어!'
사실 앞이 뛰면.. 다 뛴다
(램프고 뭐고 앞이 뛰면 뛴다, 앞에 몇사람만 램프 보이지 나머지는 보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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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어어어 뛰네? 뛰어야겠네?'
하고 뛰다보면 어느새 내몸은 기체밖에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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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문을 이탈하게되면 강한 바람이 내 몸과 박치기 하는게 느껴지고
그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내몸이 옆으로 날라가는게 느껴지면서
속으로 외친다
'1만, 2만, 3만, 4만, 산개검사아아아~!'
'오늘도 살았드아~~~~!!'
낙하산이 잘 펴졌나 보게되고 저 뒤로 항공기가 날아가는 모습과 다른 동료들의 낙하산이 보이게 된다
그리고.. 좋은 낙하지점을 찾기 위한 최후의발악들을 하게된다
(우리는 최대한 낙하산을 반납하기 쉬운곳을 본능적으로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땅이 다가올수록 속으로 외친다
'아아 제발 안아프게 안아프게 안아프게'
(강하시 착지충격은 일반인이 1년동안 무릎에 받는 부하와 동일하다
또한 착지의 속도는 사실상 맨몸으로 2,3층 높이에서 몸으로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잠시뒤에는 드디어 두발로
아니.. 음...
온몸으로 땅과 접촉을 하고나게 된다
그리고 낙하산을 정리하고 반납을 하러 이동하게 되고
이후 각팀별로 모여서 차후 일정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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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을 반납하고나서 모여있는곳을 가면
팀원들끼리 모여서 강하한 이야기들을 이야기하거나 이후 일정들을 이야기하면서
기다리고 있고 혹은 부대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한다
'xx하사, 아까 누구랑 부딛힌거 같던데'
'아씨 우측땅길려고했는데 좌측을 당겨서..'
'그래도 예비산은 안깠네?'
'아 그러게 말임다'
'야 언놈이 무장분리 안했어!'
'내꺼 스네파스고리 본사람'
'아씨 언제 정감지역까지 또 가지..'
'밥이나 먹고 가지말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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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뛰어내리는 특전사 인원들이라고.. 별 특별한 이야기 하는게 아니다
다들 소소한 일상들을 특별하게(?) 즐기고 있는거지
그렇게.. 우리는 매년 항공기를 무임승차했다가 하늘에서 쫒겨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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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으로 끝내려 했더니..
3편까지 가게 생겼습니다
다음번에는 강하시 있었던 각종 사건사고(?)들과 훈련시 경험한 강하들에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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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강하전 PLF 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PLF를 실시하고 x일이 지나기전에 강하를 하지 못하면
다시 강하를 하기 위해서 강하전 PLF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
강하라는게.. 날씨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 편인데
강풍이 심하게 불거나 비가 미친듣이 오거나 하는 등의 날씨가 오게되면
강하가 취소되기 일수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공군과 육군의 항공기가 종이로 만들어 졌다는것을 믿는다)
물론 예비강하일이 있기는 하지만 날씨가 안되서 계속 미루어 진다면...
이전에 실시했던 강하전 PLF의 유효기간이 종료가 되기 때문에
다시 강하전 PLF를 실시하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
(이런일이 발생하면 여기저기서 절규가 들려온다
으아아아악!! 또해야되!!!!)
참고로 본인은... 최고 4번까지도 강하전 PLF를 다시해봤다
그 심정이란...
부정, 분노, 이해, 해탈의 단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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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C-123은 요즘세대 요원들은 정말 본적 없을텐데..
본인때까지만해도 아직까진 있었다
드물게 그놈으로 강하를 하게되면..
진짜 기도 많이하게 된다
기체가 덜덜덜덜 하는게 온몸으로 느껴지고
C-123은.. 기체문을...
손으로 들어서 옆에다 '걸어놓는다'
진짜로 '걸어놓는다'
오오미...
P.S.3 가끔은 항공기에 무임승차했다가 하늘에서 안쫒겨나고 땅에서 내려서 쫒기는 경우도 있다
(강하 캔슬나는 경우)
그런경우... 우리는 조만간 또다시 강하를 해야한다는
미치고 팔짝뛰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아악!! 또 낙하산이랑 군장 매야되!!!!'
비행기 안에서 완전군장한체 대기하는건.. 생각보다 꽤 피곤한 일이다